수많은 지구의 생명이 나를 둘러싼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지구상의 삶과 생명에 관해 내가 아는 것은 모두 인간의 알파벳을 통해 나에게 전달된 지식들뿐이다. 내 주변을 날아다니고, 걸어 다니고, 기어다니고, 헤엄쳐 다니는 생명체들은 그들 나름의 언어, 자연에 걸맞은 언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글자 그대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거나, 임시로나마 뿌리를 내리지 않은 경우에는 땅과 견실한 관계를 맺으며 걸어 다니거나 가벼운 몸으로 날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알파벳보다 더 오래된 동물들의 언어를 과연 내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 12면
새의 비행은 모든 면에서 알면 알수록 경탄스럽다. 시속 60킬로미터 이상의 고속 비행을 하다가도 갑자기 멈추어 흔들거리는 가지에 착륙할 수 있는 새도 있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잠을 잘 수 있는 새가 있는가 하면, 공중에서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새도 있다. 새의 깃털은 감각 기관의 역할을 해서 깃털의 뿌리는 풍속 정보를 피부 신경에 전달한다. 날개를 위쪽으로 움직이면 깃털이 활짝 펴지지만, 날개가 공기를 밀어젖히는 동안 미세한 가시들이 깃털들을 연결해서 흩어지지 않도록 한다. 동일한 깃털은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으며 새가 날기 위해서는 모든 깃털이 힘을 합쳐야 한다. ─ 47~48면
나는 말벌 둥지를 부엌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놓고 제일 바깥 부분을 뜯어내 보았다. 공 모양의 건축물 천장 쪽에는 육각형의 방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어떤 방은 비어 있었지만 어떤 방에는 죽은 유충들이 들어 있었다. 유충들이 다 자랐다면 모두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채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종이를 만들고 그 안을 자기만의 삶과 생명으로 채우는 기술을 발휘했을 것이다. 이것이 시가 아니면 무엇이 시라는 말인가! ─ 81~82면
개미의 엄청난 조직력은 실로 인상적이었다. 마치 커다란 유기체의 작은 부분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바로 그때 〈유기체organic〉라는 단어와 〈조직한다organize〉라는 단어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133면
수족관에 사는 문어는 팔을 사용해 퍼즐을 맞추고 병뚜껑을 열고 코르크 마개를 여는가 하면, 자기 쪽으로 던져진 물건을 호기심에 찬 눈으로 살펴본다. 또 관찰력이 뛰어나 다른 문어의 문제 해결 방법을 보고 빨리 학습을 한다. 기억력도 좋아서 어떤 사람이 불쾌하게 굴었는지 어떤 사람이 먹이를 주었는지도 기억을 한다. 자기를 살피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족관의 방문객을 짜증스럽게 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수족관에 있는 문어는 돌을 쌓아 바리케이드를 치기도 하고 코코넛 껍질을 가지고 다니다가 그 밑에 숨기도 한다. 어항에 갇혀 있는 문어가 위쪽에 달린 전등에 물을 뿜으면 합선이 되어서 불이 나가고 평화로운 암흑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례도 있다. ─ 195면
ISBN 9788932924359
출간일 2024년 05월 20일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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