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독자의 선택, 김영하 산문의 정수
〈여행의 이유〉모방이 불가한 독보적인 사유와 치밀한 문장으로,
여행-일상-여행의 고리를 잇는, 열 개의 매혹적인 산문
출간 이후 6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읽혀온 김영하 산문 『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이 복복서가에서 출간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의 일상에서 여행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김영하만의 현란하면서도 정밀한 사유의 경로를 통해 비로소 이해해보게 되는 글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의 여행법」이 추가되며 새롭게 출간된 『여행의 이유』는 김영하 산문의 정수로 불릴 만하다.『여행의 이유』는 여행지에서 겪은 이런저런 경험을 풀어내는 여행담이 아니다.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환대,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로 그 주제가 점차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기다. 우리가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한쪽에 미뤄둔 여행과 인생에 관한 단상이 작가의 독보적이고 깊은 인문학적 사유를 따라 각기 그 맥락과 형태를 갖춰가는 독서의 경험은 마치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여행처럼 강렬하고도 긴 파장을 남긴다. 이는 떠나기 전 여행의 의미와 목적을 가다듬기 위해, 혹은 자신이 다녀온 여행이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헤아리기 위해 수많은 독자가 『여행의 이유』를 집어드는 이유일 것이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일 것이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_본문 252쪽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시속 10만 킬로미터로 질주하는 바위 행성에 올라탄 채로 삶을 여행 중이다. 자전하면서 공전까지 한다. 때로는 진도 7로 흔들리는 불안정한 삶에서 ‘살아 있는 느낌’이 깎여 나가는 아픔에는 크고 작음이 없다. 누구의 삶도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없다. 당신의 삶도, 나의 삶도. 80억 명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오늘을 경험하고 있다.- 「혼이 뼈와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는 전투」, 48쪽
깃털처럼 중심도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처럼 가볍게 날 수 있어야 한다. 새는 뼛속에 공기가 통하는 공간이 있어서 비행할 수 있듯이 존재 안에 자유의 공간이 숨 쉬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경박한 가벼움이 아니라 자유를 품은 가슴의 가벼움이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81쪽
나는 불행한 인간이 아니다. 단지 불행한 순간이 있을 뿐이다. 나는 우는 인간이 아니다. 단지 우는 순간, 웃는 순간이 교차할 뿐이다. ‘불행한 사람, 화난 사람, 과거의 어떤 사람’이 나라는 고정된 생각은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다.- 「부서진 가슴에서 야생화가 피어난다」, 103쪽
봄의 주머니에서 꺼낸 이름들로 꽃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같은 종족의 사람이라도 저마다 이름이 있듯이 …… 상처도 마찬가지다. 상처마다 그 상처의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그저 상처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상처는 영혼의 일이므로 각각의 상처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 주어야 한다. 그것이 그 상처에 대한 존중이다.- 「네가 어떤 기분인지 내가 잘 알아」, 140쪽
ISBN 9791191114591
출간일 2024년 04월 17일
260쪽, 136x195x25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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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개정증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