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작은 일탈을 꿈꾸게 할48가지 알코올 이야기
『레이디 맥도날드』, 『거짓말』 등을 쓴 소설가 한은형의 술 에세이집 『밤은 부드러워, 마셔』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오늘도 초록』, 『우리는 가끔 외롭지만 따뜻한 수프로도 행복해지니까』, 『영롱보다 몽롱』 (공저) 등의 전작을 통해 미식과 술에 관한, 오감이 즐거운 경험을 독자와 나눈 바 있다. 이번 책에서도 그는 “눈을 뜨고, 눈 말고도 뜰 수 있는 건 모두 뜨고, 술을 마시고 싶다. 아니, 눈 말고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술을 마시고 싶다”고 말한다. 이처럼 작가의 모든 감각이 동원된 ‘주담酒談’이라 할 이번 책에서 독자는 작가의 입을 통해 술을 보고, 듣고, 마실 수 있다. 신문에 2년 넘게 연재 중인 동명의 칼럼 ‘밤은 부드러워, 마셔’ 중 48꼭지를 선별해 엮었다.
맞다. 술과 굴은 정신에 이바지하는 음식이었다. 내 피를 돌게 하고 살을 채우는 게 아니라 영혼을 들어 올리는 음식 말이다. 우리가 땅에 붙어 있는 존재라는 물리적 지엄함을 배반하면서. 음식을 먹고 그런 기분이 들기는 처음이었다. 그러니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이게 굴의 그 광물적인 맛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굴에 착 달라붙던 샤블리 때문이기도 하고.굴에 샤블리가 왜 이렇게 어울리는지 그때는 몰랐다. 샤블리가 지역 이름이며 그 땅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을 샤블리라고 부른다는 것과, 그곳이 고대의 굴 화석으로 뒤덮인 서늘한 땅이라는 것을. 굴과 마시는 샤블 리가 그렇게나 충일했던 것은 그저 9월의 파리 공기와 내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샤블리는 굴을 먹고 자란 술이었다. 샤블리를 마신다는 건 굴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_ 262쪽(굴과 샤블리)
산토리에서 나온 가쿠빈으로 하이볼에 입문, 조니 워커와 글렌리벳 하이볼을 좋아하던 나는 라가불린으로도 하이볼을 만든다는 걸 알고 좀 놀란 적이 있다. 스모키한 맛보다는 달달한 맛의 위스키가 하이볼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또 라가불린은 하이볼을 만들기에는 넘치는 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셔 보니 아니었다. 라가불린으로 만든 하이볼은 조니 워커 레드나 글렌피딕 12년산으로 만든 하이볼에는 없는 다른 게 있었다. 라가불린 맛. 라가불린 하이볼에서는 라가불린 맛이 났던 것이다. _ 275쪽(하이볼이라는 흥분)
마음이 즐겁게 쓴 글이다. 나의 밤을 나누고픈 사람에게 종알대는 느낌으로 썼다. 그래서 말을 좀 했다. 평소의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발성을 하는 일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많다. 뭘 구차하게 이런 걸 다 말로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시시한 말을 할 바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술을 마시는 게 좋다. 말하는 걸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목소리를 타고 전해지는 말을 듣고 있으면 역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고요에는 말보다 훨씬 풍부한 것들이 깃들어 있어서, 고요보다 못할 말이라면 그냥 입속에 두는 게 좋다고도 생각해 왔다. _ 315쪽(에필로그)
ISBN 9788932475004
출간일 2023년 11월 20일
320쪽, 120x192x26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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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