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리며 듣는 음악』은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시미즈 히로유키가 한국어로 쓴 두 번째 책이다. 수필가,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2010년부터 서울의 동교동에서 서예가인 아내와 함께 ‘아메노히커피점’을 운영해 온 그는 오랜 음악 애호가로, 커피점에서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을 틀어 온 것은 물론 음악가들의 공연도 종종 열어 왔다. 이 책은 팬데믹 이후 보다 폭넓어진 그의 음악 취향을 담고 있는데, 51장의 앨범을 보고 읽으며 한 사람의 삶과 함께한 음악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세계 또한 뜻하지 않았던 흥미로운 방향으로 넓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음악을 즐기는 최상의 방법은 ‘라이브’라고 믿는다. 처음 라이브를 체험할 때는 대표곡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야 더 좋다. 그건 꼭 보고 싶은 영화의 예고편을 보지 않는 마음과 같다. 물론 음악 종류와 활동 지역에 따른 예외도 있지만, 밴드 이름이나 사진을 보고서 좋아 보이는 밴드를 접하고 끌리게 되면, 실제로 공연을 보게 될 때까지 음반을 사지 않고 가능한 한 유튜브 등에서도 듣지 않으려 했다. 음반은 공연을 본 후 공연장에서 직접 구입하면 음악가의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추억도 된다.(9쪽)
이 시리즈의 표지와 화보를 맡아 온 텍스처 온 텍스처는 이 책에서 아메노히커피점을 배경으로 커피점에서 사용하는 드립 커피용 도구들을 표지로 촬영했고, 책 속 화보의 바탕을 다양한 커피색으로 연출해 커피와 음악을 시각적으로 연결했다. 책의 부록으로는 시미즈 히로유키가 일본어로 쓴 글을 수록했고, 책 속에 등장하는 미술가 나라 요시토모가 글을 먼저 읽고 보내온 담백한 추천사를 더했다.
음악, 여행, 친구, 삶의 교집합
저자는 이 책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에는 내 안에서 ‘일본’이라는 틀이 희미해져, 세계 각지에 있는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주로 내 흥미대로 틀고 있다”(2쪽)고 말한다. 여러 나라를 쉽게 오가기 어려웠던 시기가 오히려 음악의 경계를 여러 시공간으로 확장시킨 계기가 된 셈이다.
글을 쓰는 것보다 음악을 고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는 저자는 책 속 음악의 흐름을 일종의 여행처럼 구성했다. 먼저 몽골, 버마/미얀마,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의 음악들이 흐르고, 이집트, 에티오피아, 소말릴란드, 짐바브웨, 니제르, 알제리 등 아프리카의 음악이 이어진다. 뒤이어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을 향하던 귀가 아메리카 대륙의 미국과 쿠바와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을 지나고, 일본과 한국을 오간다. 그리고 특별한 상황에 놓였거나 놓여 있는 이란, 독일, 중국을 거쳐 다시 한국에 다다른다. 지금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세계를 한 바퀴 크게 돌고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는 음악 여정은 여행을 즐겨 다니다가 고립된 상황에 처하면서 발견하게 된 새로운 길이었다. 여러 나라의 음악을 여러 경로를 거쳐 들으면서 그는 자연히 “음악을 통해 세계 곳곳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될 필요”(3쪽)를 느낀다. 군사 쿠데타 이후 군부의 탄압이 여전한 미얀마,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동화정책 이후 계속되는 편견과 차별 속에 놓여 있는 아이누 문화, 결국 오키나와 앞바다에 건설되기 시작한 미군 기지, 여전히 요원해 보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 각 나라의 악기들도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양의 12평균율과 달리 조율되어 있고 전혀 다른 주법으로 연주되는 미얀마식 피아노 산다야, 서양음악의 반음보다 더 세밀한 소리인 미분음이 존재하는 아랍 음악, 짐바브웨 쇼나인의 신앙 그리고 국가의 독립과 깊게 연결된 악기 음비라…. 음악마다 깃들어 있는 세계의 복잡한 정세와 주어진 상황에 주체적으로 대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재가 음악과 삶을 함께 바라보도록 이끈다.
또한 저자는 음악의 안팎에서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곳곳에서 들려준다. 커피점과 여러 방식으로 교류하며 수년간 음악적 우정을 쌓은 한국과 일본의 친구들과 공간들에 관한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그가 주변의 친구들에게 시시때때로 건넬 법한 위트 있는 문장들과 함께) 읽다 보면 오늘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연결되고 이어지는 삶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게 된다. (예술가들의) ‘표현’에 대해 그가 생각하는 바가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 “타자와 세계에 대한 공감을 품게 하는 것이 표현의 본질이라고, 안도 우메코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79쪽) 이렇게 『커피 내리며 듣는 음악』은 저자에게 “다양한 음악적 만남을 제공해 준 친구들”이, 저자와 “시대를 함께해 준 음악과 음악가들”(128쪽)이 함께 만든 책이 된다.
ISBN 9791193480144
출간일 2024년 06월 25일
152쪽, 171 * 241 * 14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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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내리며 듣는 음악